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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자유전공학부장상 수상자 연설문(나우영, 김해수, 조유진)
  • 작성자자유전공학부
  • 날짜2021-02-26 17:44:39
  • 조회수332

자유전공학부장상 수상자_나우영

시작하기에 앞서, 이렇게 원격으로라도 졸업식에 참석해주신 분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1년동안 원격으로 학교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이 그리웠어요. 하지만 매일같이 반복되던 고난의 등굣길은 전혀 그립지 않았고, 그래서 지금도 매우 기쁩니다. 오늘을 끝으로 관악산 등산을 안해도 되는 분들도, 앞으로 매일 하실 분들도 모두 축하드립니다. 새내기 때 자유전공학부 졸업 규정을 보고나서 머리가 하얘진 기억이 생생한데, 이걸 우리 모두가 해내네요.

하지만 원격 졸업식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저 말고 이 시간에 졸업하는 100명의 학우님들의 표정을 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졸업, 특히 자유전공학부 졸업에 대한 소감은 졸업생 여러분 모두가 매력적으로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스럽게 많은 학우 분들의 소감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곧이어 예정되어 있으므로,  저는 101명 가운데 그저 한 명의 소감을 전한다는 생각으로 송사를 하겠습니다. 비대면으로라도 졸업식을 진행할 수 있게 준비해주신 분들께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도 자유전공학부에서 얻어간 점이 이미 매우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큰 영광을 또 받게 되어 기쁜 만큼이나 얼떨떨했고, 과연 교수님들께는 제가 이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하기를 기대하실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왜 자유전공학부가 한국 고등교육의 미래인지, 그런 이야기보다는 자유전공학부가 완벽하지 않음에도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밝게 만들어주는지를 간단하게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자유전공학부는 내가 당연히 못하는 것은 없다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우선 저는 스스로 생각했을 때 굉장히 애매한 사람이에요.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 무엇 하나를 엄청 잘하지는 않고,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평생 모를 것 같은 사람. 하지만 자유전공학부는 그 무엇이라는 명사보다는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동사가 중요함을 알려주었습니다. 자유전공학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저희의 길을 지도해주었지만, 무엇보다도 제가 해보려는 시도를 막지 않았다는 점에서 스스로 용기를 찾게 했습니다. 서울대에서 물리는 천재들만 한다는 말을 평생 들은 저는 이상민 교수님의 조언 덕분에 너무나 재밌는 전공 공부를 했고, 이렇게 배운 물리적 개념으로 사회와 정보의 시스템을 이해해보자는 터무니없던 생각은 설계전공이랑 하비에르 차 교수님과의 디지털인문학 논문으로 실현이 되었습니다. 무엇을 제시하건 무조건 비관하거나 낙관하기보다는 진지하게 들어주는 자유전공학부의 분위기는 제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마운 곳입니다. 저는 자유전공학부에서 제 진로와 인생에 대한 정답보다는 질문을 많이 남기고 졸업하지만, 정해진 것이 없는 애매한 사람이기에 또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시작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졸업생 여러분들도 좋든 싫든 불확실한 삶과 사회를 깊은 성찰을 통해 헤쳐나가는 용기만큼은 모두 얻어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유전공학부는 피할 수도 없고 피하고 싶지도 않은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부러웠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길을 못 찾아 헤매던 때, 제가 정말 존경하는 학우님들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또 안심했습니다.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는 자유전공학부에서는 저 또한 누군가에겐 멋있고 본 받고 싶은 사람일 수 있겠다는 희망에 감동했습니다. 지금 졸업하시는 모든 분들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고, 여러분 덕분에 제가 전혀 모르고 있던 이 넓은 세상의 맥락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제 성장의 일부가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만이 넘쳤던 철 없는 고등학생을 받아주고 키워주신 자유전공학부 교수님들, 온 마음 다해 감사드립니다. 매일같이 더 발전된 자유전공학부를 위해 노력하시는 전문위원실, 교육지원실, 행정실 선생님들도 많이 고마워요. 220동처럼 친절하고 편안한 곳은 앞으로 찾기 너무나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항상 응원해준 모든 분, 특히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를 축하해주러 와 준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자유전공학부장상 수상자_김해수
 

자유전공학부 구성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16학번 김해수입니다.

입학을 할 즈음에, 저는 제가 생명과학을 전공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물론 첫 학기에 자신만만하게 신청한 생물학 수업이 저와는 너무나도 안 맞는 바람에 금세 마음을 고쳐먹었지만요. 그때부터는 끝없어 보이는 혼돈의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전공 탐색'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호기롭게 도전한 과목들에서는 마음과 성적의 상처를 받아 가며 도망쳐 나오기 일쑤였고, 너무 많은 선택지 사이에서 방황하며 실속 없이 몸만 바쁘게 놀리곤 했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수많은 고민과 타협을 겪으며 정착한 전공 조합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영 딴판이었고, 그 전에는 제가 하리라고 상상조차 해본 적 없던 것들이었지만, 놀랍게도 제게 꽤 잘 맞았습니다. 자유전공학부에 오지 않아서 여러 전공 사이를 헤멜 기회가 없었다면 어쩔 뻔했나, 심장이 철렁할 정도로요.

자유를 전공한다는 말을 농담처럼 나누긴 하지만, 자유전공학부가 제게 준 것은 정말로 쉽게 주어지지 않는, 도전하고 또 실패할 자유였습니다. 자잘한 성공과 실패를 겪었지만, 그것이 하나하나 쌓여 입학 시기의 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인, 지금의 저를 만들어냈습니다.

자유전공학부 소속으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처음 입학하는 순간부터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로 직진하는 사람들도, 마지막까지 새로운 길과 가능성을 탐색하며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저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저와 너무나도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이 있기에 저 역시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상상하고,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 멋진 학우분들이 자신의 길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저는 결코 같지 않은, 서로 다른 경험과 관계, 전공에 둘러쌓인 우리들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나에게 당연한 것이 타인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고, 내가 한없이 낯설게 느끼는 것 또한 누군가에게는 당연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아무리 비슷해 보여도 결코 같을 수는 없는 자신의 길을 만들고 있고, 앞으로도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것을요. 언젠가는 멋지게 빛나는 누군가를 따라가고 싶었고, 닮고 싶다는 동경심과 질투심에 마음 곯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 누구도 닮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으로 살아갈 용기를 주신 자유전공학부와 그 안의 모든 구성원들께 다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늘로 자유전공학부를 떠나는 여러분은, 몇 년의 시간 동안, 어떤 방식으로건 그렇게 자신의 길을 만들어오셨을 것입니다. 졸업을 하며 더 이상 같은 소속이 아니게 되겠지만, 그 안에서 다같이 그려낸 길과 시간처럼, 앞으로도 더 다르고, 더 댜앙한 서로의 모습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저 역시 다른 곳에서 저 답게, 그리고 실패할 수 있는 기회의 소중함을 말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오늘 졸업하시는 모든 동기, 선배, 후배 분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자유전공학부장상 수상자_조유진

안녕하세요. 16학번 조유진입니다.
먼저 저를 포함해 곧 졸업생이 되실 모든 분들의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금요일 오전부터 이 자리에 함께해주시는 많은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자전에서 제일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저와 자전이 함께 변화해온 것이 제일 좋았습니다.
자전이 생기고 12년 중 5년을 함께 하면서 서로의 크고 작은 변화를 가까이서 보는 게 재밌고 행복했습니다. 특히 한 학년에 130명이 넘는 큰 과에서, 각자의 개성을 돋궈주는 세심한 변화들이 정말 좋았습니다.

오늘은 자유전공학부, 그리고 저와 같이 졸업하는 동문, 그리고 졸업이 아닌데도 보고 계시는 선후배님들과 얘기할 수 있는 마지막 자리라 생각해서, 여러분들이 앞으로 갈 길에 감히 저의 개인적인 바람을 몇 가지 얹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접근성입니다. 코로나 이후 세상은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다양하고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지금 비대면 졸업식도 마찬가지고요. 빠른 변화 속에서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쉽게 놓치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제 밑에 이렇게 실시간 자막을 달아 보았습니다. 보기 편하신가요? 빠른 변화에서 자칫 쉽게 소외될 수 있는 사람들은 장애인, 노인, 어린이, 디지털 기기에 익숙지 않은 어른들뿐만이 아닙니다. 졸업 후에 각자가 더 전문적인 일을 할 때 상대적으로 미숙하고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도 여러분이 할 그 일의 가치를 나눌 수 있도록 우리가 조금 더 일상적으로 접근성을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입니다. 우울, 불안 같은 여러 정신건강 문제는 대2병, 취준생, 혼란스러운 이십 대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수님도, 다른 자전 구성원분들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는 결코 하루아침에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 운동해서 몸의 체력을 기르듯이, 평소에 내 정신 상태를 잘 알고 조절할 수 있는 정신 체력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자전에서도 학생들과 구성원의 정신건강 문제를 염두에 두어, 우리가 모두 본인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더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길 바랍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저를 비롯한 자전생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했는데요, 저희 블루시그넘이 세상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을 줄 행보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세 번째는 신체 활동입니다. 대학 생활의 끝에 제 마음에 가장 많이 남은 것을 꼽으라면 자전의 다양성과 설계 전공에서의 설렘만큼이나, 여자축구부 활동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머리가 아닌 몸을 쓰면서 얻는 즐거움을, 저는 축구부 활동을 통해서 처음 알았습니다. 여기 자전에서도 이 건강한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느낄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자전을 떠나 생활할 분들도 몸을 쓰는 활동을 통해 얻는 즐거움이 여러분의 새로운 도전과 앞길에 꼭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유전공학부에서의 시간을 함께 가꾸어 준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남는 사람과 떠날 사람 모두가 앞으로도 행복한 삶을 사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조유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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