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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총동창회장상 수상자 연설문(양수빈)
  • 작성자자유전공학부
  • 날짜2021-02-26 17:35:26
  • 조회수274

 

총동창회장상 수상자_양수빈

안녕하세요. 양수빈입니다.
자유로운 인간으로의 성장이라는 자유전공학부의 정신에 번번히 어긋나는 선택을 한 제가 이런 상을 받게 되어 부끄러움이 큽니다.
그러나 오늘은, 저와 같이 부끄러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자유전공학부는 아마도 제가 소질과 적성에 맞는 길을 소신껏 선택할 것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게 자유전공학부가 우리에게 자유와 선택권을 주는 이유겠지요.
그러나 저는 번번히, 소질과 적성에 맞는 길을 선택하는 대신, 우리 사회가 선호하는 길을 선택해왔습니다.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만, 경영학을 전공했고,
직업으로서 학문을 이어나가고 싶었습니다만, 법조인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여기에는 아마, 저와 비슷한 이유로 경영/경제를 전공하고 로스쿨을 선택하신 분이 꽤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의 그 부끄러운 선택은 사실 온전한 우리의 잘못은 아니리라 저는 믿습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 힘으로 밥 벌어먹고 싶었을 뿐이고, 밥 벌어먹고 살아보겠다는 안간힘을 누가 그렇게 비난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그냥, 오늘날의 한국 사회가 조금 팍팍한 것 같습니다.
때문에 여러분, 여러분 중에 저와 같이 다른 적성이 있음에도 또는 다른 소질을 찾지 못해 “사회적 선택”을 하신 분이 계시다면, 그건 여러분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말씀을 꼭 한번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 부끄러워하지는 말되 분노는 합시다.
그리고 그 분노의 마음으로 사회를 바꾸고, 우리의 소질과 적성, 소신과 가치관이 무엇인지 끝까지 고민합시다.
어차피 사회의 시선에 따른 선택을 할 거 고민이 무슨 큰 의미냐 물으실 수 있겠지만,
어차피 우리는 10번 중에 9번, 100번 중에 99번은 사회의 시선에 따라 갈래길을 선택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리가 분노함으로써 10번 중에 한 번, 100번 중에 한 번은 사회의 선택이 아닌 나의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것이 제가 자유전공학부에서 배운 정신이었습니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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