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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자유전공학부장상 수상자 연설문(김근호, 윤희승, 홍수화)
  • 작성자자유전공학부
  • 날짜2020-02-27 15:33:52
  • 조회수919


자유전공학부장상 수상자_김근호 
 
자유전공학부 선후배 동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졸업에 대한 소감을 말하기에 앞서, 자유전공학부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라는 당면 위기를 안전하게 극복할 수 있기를 소원하겠습니다. 220동 3층 라운지가 다시 시끌벅적해질 그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자유전공학부는 제게 따스한 둥지와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 둥지 속에서 저는 꿈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목표한 바를 향해 꾸준히 나아갈 수 있었고 주도적으로 삶을 개척해갈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들, 전문위원 선생님들의 아낌없는 조언과 조교님들, 행정실 선생님들의 지속적인 격려가 있었기에 불가능하리라 생각되는 일들에 과감히 도전해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일례로 자유전공학부가 아니었다면, 제가 중요시하는 삶의 가치와 학문적 관심사의 교집합인 ‘평화’라는 주제에 관해 직접 전공을 설계해 공부하는 천금 같은 기회를 누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학생설계전공을 하며, 저는 전공뿐만 아니라 제 인생을 다시 설계해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자유전공학부는 제게 꿈의 촉진제가 되어 주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통일법을 연구하고 싶다는 진로 목표를 설정하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학부에서의 활동이었습니다. 1학년 때 철원으로 갔던 전공설계1 캠프, 통일평화연구원 김학재 교수님의 주제탐구세미나 2 수업 등 처음에는 의도하지 않고 참여했던 활동들은 저를 ‘통일법’이라는 관심 분야로 끌어들였습니다. 고등학교 때만 해도 평화나 북한이라는 주제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기에 지금 생각해 보면 신기한 일입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라면 필수로 거쳐야 하는 ‘전공 선택’이라는 고민은 더욱 넓은 시야를 갖게 해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신중하게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모든 것이 부족하고 배울 것이 많은 저에게 학부장상이라는 영광스러운 상을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졸업 이후에도 주도적으로 삶을 개척해가며, 주위 공동체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라는 채찍질로 이해하겠습니다. ‘자전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부끄럽지 않은 동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혹여나 학교생활을 하며 고민이 되거나 힘든 일이 있는 후배님들께서는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하셔도 됩니다. 본보기로 삼을 만한 선배는 못 될지 몰라도, 제가 도울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으로 조언해드리겠습니다. 특히 20학번 후배님들의 입학을 축하드리며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학부 생활 하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겸손한 자세로, 우보천리의 마음으로 묵묵히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유전공학부장상 수상자_윤희승 

입학했을 당시를 회상해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한 것 같습니다. 적지 않은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그러했듯이, 저도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할 당시 제가 공부하고자 하는 전공과 분야가 나름대로 확고했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만 해도 저는 에너지 외교와 관련된 공부를 하고, 관련 진로로 나아가리라고 썩 굳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컴퓨터 비전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거대한 변화는 성인이 됨과 동시에 그간 외면해왔던 ‘뭐 해 먹고 살지?’나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세속적이고 한편으로는 철학적인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긴 시간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성인이 된 뒤부터 이런 고민은 막연하면서도 떨치기 어려운 두려움으로 줄곧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본질적인 질문의 답을 고민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이를 보다 구조적으로 들여다보고 깊게 고민하게 되는 데에는 자유전공학부라는 환경이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전공학부의 학생으로서 바라본 대학은 마치 수많은 요리재료를 늘어놓은 거대한 식탁과 같았습니다. 처음 이 식탁을 마주했을 때는 어디서부터 손대기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으나,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재료의 성질과 재료를 손질하는 법에 대해 배워나갔고, 제가 무슨 요리를 하면 좋을지에 대해 줄곧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자유전공학부에서 수강했던 몇 가지 수업들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양일모 교수님의 주제탐구세미나를 들으면서 행복이라는 그동안 진지하게 마주하지 못했던 개념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고, 장대익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 학술 논문을 읽고 파고드는 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상혁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몇 날 며칠 숙제로 받은 문제를 풀기 위해 정신을 쏟았던 기억도 납니다. 자연로그의 밑(e) 정의도 모른 채로 입학한 제게는 정말이지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자율연구와 종합설계를 함께 수강했던 다사다난한 학기도 있었습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의 애증의 대상인 전공 수업에 있어서는 졸업하는 동기, 선배, 후배님들 모두 각자의 사연 담긴 이야기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험하고, 배우고, 느끼는 모든 것을 평면 위에 점을 찍는 것에 비유한 스티브 잡스의 유추를 좋아합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저는 매 시점 자신의 능력 이상의 것을 목표로 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뱁새의 가랑이가 찢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지만, 이것이 반복되다 보니 괴로움의 역치가 점차 낮아지고 마음속 향상심의 원천이 되어주었습니다. 회귀 문제와 같이, 한두 번 이루어진 일은 이상치(Anomaly)가 되지만 충분히 반복하면 그 자체로 하나의 추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이 제가 컴퓨터공학이라는 전공을 무사히 이수하고 나아가 빠져들게 된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매 순간 충분히 고민했음에도 잘못된 곳에 점들을 찍게 될 때도 있었습니다. 동기들보다 늦게 진입한 전공의 수업 몇 과목을 수강하면서 자신에게 맞지 않음을 알게 된 뒤,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했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착실하게 돌아가리라 마음먹은 뒤로,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반추를 거듭한 끝에 설계전공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설계전공을 구성하고 이수하는 과정에서, 진입을 취소했던 전공에서 쌓은 경험이나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체험들로부터 뜻밖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의미 없이 찍어 놓은 점들로 보일지 몰라도, 나중에 이들이 모여 멋진 그림이 될 수 있음을 배웠기에 앞으로도 즐거운 시행착오를 계속하게 될 것 같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대학 생활이었지만, 정말 잊지 못할 추억과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이런 소중한 자산은 앞으로 삶의 결정적인 순간들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두서없는 내용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동기, 선배, 후배님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자유전공학부장상 수상자_홍수화 

흔히 자유전공학부는 '전공 선택의 자유'가 주어지는 학과로 소개됩니다. 하지만 자유전공학부 학생이라면 자유에 대한 의식은 전공 선택하는 순간 끝나지 않는다 것과 그것이 포상처럼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것도 압니다. 저에게 묻는다면 자유전공학부는 학생들이 직접 자유를 경험하는 학과입니다. 돌아보았을 때 저의 대학 생활은 '스스로 말미암다'라는 自由 한자의 의미와 같이 제 자신에게서 근거를 찾는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유전공학부이기 때문에 우리는 설명을 많이 해야합니다. 자유전공학부가 무엇인지, 복수전공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그 많은 학과 중에 왜 이것을 선택했는지 등 자신을 설명해야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리고 스스로 전공을 선택했기 때문에 많은 순간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넘어가지 못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진입생이 많지 않은 학과에서는 학제의 시스템을 흐트러 놓으며 행정실 선생님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곤란을 겪으면서 어려운 선택을 고수하는 이유는 그 선택에 이르기까지의 근거를 스스로에게서 찾았기 때문이고, 이는 누구도 (심지어 자신도) 반박하기 어려운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자유전공학부이기 때문에 우리는 기존의 리그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어떤 순위나 점수 그리고 사람들이 인정하는 기준의 틀에서 벗어난 '다른 것'에서도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른 것'을 찾아내거나 만든 이후에는 이것이 가치가 있음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납득 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게 됩니다. 그런데 '다르다'는 특성 자체로 위험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저는 누구보다도 조심스럽고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제가 그 위험부담을 혼자 안고 가지 않는 환경을 자유전공학부가 마련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자유전공학부이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더 넓은 틀을 보게 됩니다. 많은 학우들이 그러듯이 저도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급한 마음에 뚜렷한 접점이 없는 경영학과 건축학을 전공한 것에 대한 회의를 느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예상하지 않게 졸업을 앞두고 자유전공학부 수업을 수강하면서 당장 졸업 이후를 걱정하는 조급함을 넘어서고 더 먼 목적의식을 마음 속으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전공이 다른 친구들과 미래와 인간에 대해 토의하고 고전을 통해서 자유의 조건을 생각하는 중에 저의 역할과 관심사가 분명해졌습니다. 생각의 폭을 넓히고, 이것이 주는 혼란이 가운데 저는 흔들리지 않은 심지가 길러낼 수 있었습니다.
 
흔히 사회는 학생들에게 자기 주도적으로, 틀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관점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도록 장려합니다. 하지만 이런 가치를 실현하기에는 개인의 힘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전공학부가 있었기 때문에 저는 문이과의 틀을 넘어서 전공 선택을 할 수 있었고, 이들 세계의 접점에 관심을 갖고 이후 공부하고 싶은 주제로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직접 자유를 맛 볼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의 미래를 생각하시며 무한한 지원을 해주시는 학과 교수님과 행정실 조교실 선생님, 그리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동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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