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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19), 김하연(19), 서울대학교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와 인터뷰
  • 작성자자유전공학부
  • 날짜2020-06-24 13:20:55
  • 조회수7094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김지윤(19), 김하연(19) 학우가 서울대학교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와 인터뷰한 내용이 [아로리 웹진 홈페이지 > 입학안내 > 파릇파릇 서울대 > 자유전공학부]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snuarori.snu.ac.kr/new/admission_guide/seoul_national_univ.php?sp=%26sp%5B%5D%3D1%26sp%5B%5D%3D2%26sp%5B%5D%3D3&pn=1&st=&code=002002&at=view&acode=8%ED%98%B8&idx=540


 

자유롭게 꿈을 키워요

김지윤 자유전공학부 2019학년도 입학
김하연 자유전공학부 2019학년도 입학


인터뷰 사진

“자유롭게 네 꿈을 펼쳐 봐.”
자유라는 단어는 참 달콤하지만, 그만큼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이유, 그리고 이를 위해서 해야만 할 것들까지
전공에 대한 수많은 선택과 기로 사이에서 고민하며
책임감과 열정으로 자유로운 꿈을 키워가는 새싹들
자유전공학부의 새내기 두 명을 만나보았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지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9학번 김지윤입니다. 심리학 전공에 진입했고, 정보문화학에 관심이 있어 진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연  안녕하세요. 저는 자유전공학부 19학번 김하연입니다. 현재 전공을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경영과 외교학과를 지망하고 있어요.

자유전공학부에 진학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지윤  저는 원래 고등학교 3학년 1학기까진 경영대에 진학하기를 지망했어요. 그런데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하고 전공 선택의 기로에 놓이다 보니, 무언가 진로에 대해 다시금 깊이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지난 학교생활 동안 했던 활동들과 제 취향, 직업관 등을 돌아보며 전공에 영향을 많이 줄 만한 경험들을 찾아봤어요. 그 중 가장 주요했던 것이 고등학교 2년 동안 열심히 했던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한 교육 봉사 활동이었습니다. 사실 처음 교육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교육에 대한 엄청난 열정이나 보람이라기보다는, 교육 봉사가 봉사활동 중 집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가능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꾸준히 한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아이들의 상황에 맞추어 적절한 교육의 방식을 고민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저도 단순히 보람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제가 담당했던 자매의 가정은 현재 한국에 정착해 살고 계셔서 큰 문화 차이는 없었지만, 아이들의 나이가 5살, 7살이었던 데다 한국어를 접한 적이 거의 없던 상황이었어요. 한국의 어렸을 적 교육은 대부분 학습지와 교재 위주로 이루어지는데, 글에 익숙하지 않으면 거부감을 많이 느끼더라고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많은 시도를 하다보니, 교육 자체가 다양한 공부법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졌어요. 아이들에겐 새롭게 느껴질 한국 노래 등을 통해서 언어를 익히거나, 동화책으로 스토리텔링 위주의 읽기학습을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공부를 놀이처럼 즐겁게 접할 수 있도록 시도했어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제가 가르치는 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과 상황에 맞추어 학습 방식을 고민하는 학습 심리학에 관심을 가졌고, 나아가 교육 방법론처럼 사회적 소수자, 취약계층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게 되었어요. 이런 부분들을 좀 더 자세히 공부하기 위해선 경영학만이 아니라 다른 전공의 수업에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전공을 탐색하고 설계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에 진학하고자 결심했습니다.

하연  저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호기심도 무척 많아요. 고등학교 때도 학교 공부뿐 아니라 여러 가지로 꿈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학창시절 1, 2, 3학년의 장래희망이 모두 달라지기도 했고. 1학년 때는 국제 통상가로 무역 업계에서 일하길 꿈꾸었고, 2학년 때는 경제·정책전문가가 되는 것을 목표했어요. 그리고 3학년 때는 국가 브랜드 마케터로 진로를 잡았어요. 그 결은 비슷하지만, 세부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유와 목적이 조금씩 다듬어졌던 것 같아요. 그랬기 때문에 입시를 위해 학과를 마지막에 정해야 할 때도, 좀 더 주도적으로 전공을 공부하고 정할 수 있는 길에 매력을 느꼈어요. 자유전공학부에서는 1학년 때 다양한 전공을 탐색해볼 수 있잖아요. 고등학교 때는 사실 주어진 공부와 과제만 하기에도 시간 배분이 쉽지 않지만, 대학교에서는 다양한 선택의 말미가 조금 더 주어질 거라 생각해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유전공학부에 오게 됐습니다.

그렇군요. 두 분 모두 고교생활 안과 밖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서 꿈을 키워오신 것 같아요.
혹시 본인이 자유전공학부에 오기 위해서 특별히 했던 노력이 있나요?

하연  특별한 노력이라고 하면 자유전공학부에 맞는 인재가 되기 위해 하는 노력 같은 걸까요? 음, 제가 생각하는 ‘자전스러움’은 이것저것에 관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탐구에 임하는 자세인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선 적극성이 항상 전제돼야 하고요. 폭넓고 다양하게 시도하는 거죠. 적극성은 고교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교내에 있는 모든 프로그램이나 행사에 거의 다 참여했고, 수업에서도 선생님께서 말씀한 부분 중 제가 흥미를 느낀 부분은 따로 더 조사하고 나름의 PPT나 보고서로 정리하기도 했거든요. 이런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모습들이 제가 자전에 더 어울리게 만들어 준 자세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실천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고등학교 2학년 2학기 때, 교내에서 공정무역을 홍보하기 위한 착한 커피 코코아 캠페인을 직접 기획하고 개최했었어요. 수업 중 보게 된 EBS 경제 지식 채널 프로그램에서 현재 커피 제작 공정상 재배 농가들의 착취와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내용을 보았거든요. 이에 대해 학생 신분에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공정무역 제품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공정무역 커피 원두를 사서 교내에서 커피를 내리고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지역 주민센터에 기부하는 형태로 공정무역을 알리는 마케팅 캠페인을 연 거죠. 스스로 굉장히 뿌듯했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직접 찾아서 만들어 나갔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어요. 자랑을 조금만 더 하자면 제 학교 역사 최초로 학생 활동 우수 사례로 선발되어 지역 표창을 받기도 했답니다(웃음).

지윤  말씀드렸다시피 전 자유전공학부를 위해 처음부터 입시를 준비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어떤 활동을 해서 이렇게 자전에 가야지!’라고 생각한 활동은 없어요. 하지만 저도 자전에 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이 적극성이라 생각해서 어떤 적극성을 어필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고, 그중에 하나로 첫 번째로 학생회에서 복지부장으로 활동하며 캠페인 기획을 했던 경험이 생각나요. 저희 학교가 산지에 있어서, 교실까지 등교하려면 오르막길을 오른 뒤에 또 학교 건물을 4, 5층까지 걸어 올라가야만 하거든요. 그렇다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처럼 거창한 건 학교 차원에서 지원해줄 수가 없으니까, 어떻게 이런 학생들의 힘듦을 덜어줄 수 있을까 고민해봤어요. 별건 아니지만 그렇게 기획한 게, 소소하게라도 힘이 될 수 있는 문구를 전교생에게 공모 받아서 교내 각소에 붙이는 거였어요. 뭐 ‘대학의 문은 좁지만 우리는 그만큼 더 날씬하다’ 같은(..) 그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 수 있는 행동이라도 실천한다면 분명 뭔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아무리 작아도 실행에 옮길 줄 아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작아 보이는 캠페인이지만, 문구 공모를 위해 학교 사람들 전부 투표를 받을 수 있게 홍보하고, 학생 사회의 여러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소통하는 과정 자체가 무언가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덕목들을 익히는 경험이자 노력이였어요. 이렇게 기획하는 것 외에도 주식투자 동아리를 했었는데, 이게 고등학생이라고 모의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돈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시도해보았거든요. 실 경험이다 보니 지표를 읽고 스터디를 통해서 공부할 때 더 열정적으로 임하게 되더라고요.

실제로 시도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는 것 같네요.
그래도 주식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웃음) 돈을 잃지는 않았나요?

지윤  다행히 투자했던 기업 중 하나가 수익을 내서, 수익금을 굿네이버스에 기부하기도 하고 했어요. 사실 수익이 더 컸었는데, 다른 곳에서 손해를 보는 바람에 메꿔져 버렸다고 해야하나... 아 그리고 전 질문에 덧붙이자면, 아까 말씀드렸던 제 경험 중 봉사 활동에서도 자유전공학부에 필요한 자세를 느낄 수 있었어요. 자칫 봉사를 하다 보면 내가 주는 입장으로서, 뭔가 베푼다는 수직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모든 경험에서 호혜적으로, 자발적인 소통, 대면의 기회라 여기고 내가 얻어가는 것들을 주목하는 것이 배움에 있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학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은 무엇이었나요?

하연  전 1학기 때 정치외교학부 교수님의 ‘지구화 시대의 공공외교’ 수업이 기억에 남아요. 과거에는 국가 정부 간의 전통적인 정무 외교였다면 공공외교로 나아가는 현 상황과 그 모델에 대해 중점적으로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수업을 통해 공공외교에 많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여름방학에 외교부가 주최하는 한・일・중 외교캠프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한국에서 유학 중이신 분들이나, 외국에서 공부하지만 한국에 온 한·중·일 3개국의 학생들이 서로 삼국 협력을 할 수 있는 방법을 토론하고, 모의UN 비슷하게 각국의 입장을 소개하는 자리였어요. 제가 국가 브랜드 마케터를 꿈꾸다 보니 다양한 국가에서 온 또래 대학생들 앞에서 우리 문화와 국가적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발표하고, 바람직한 외교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수업시간에 공부한 것을 적용해 볼 수도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교양 수업이지만 정치외교 전공에 흥미를 갖고 탐색하기 위해 들을 수 있고, 배울 점이 굉장히 많은 수업이라고 생각해요.

지윤  전 2개의 수업이 인상적이었는데, 우선 1학기 때의 심리학 개론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전공탐색 차원이지만, 수업 중 내린 심리학의 정의가 기억에 남아요. 심리학이 대부분 인간의 마음을 공부하는 학문이라 생각하지만. 수업에서의 정의에서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행동과 그 내부의 기제를 파악하는 학문’이라 하였습니다. 전통적인 인식에 대한 반박이기도 해요. 심리학을 사람의 내·외부적 행태 자체에 대한 학문으로 보는 거죠. 또 심리작용이나 뇌와 행동의 관계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사회와 정신세계 간의 유기성, 눈으로 보이는 것과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 전반을 다루는 학문이라 더 큰 매력을 느꼈어요. 앞으로 제가 공부해 나갈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설렙니다.
또 2학기 미학과 수업 중 ‘예술과 과학’이 인상적이었어요. 삶을 미학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철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법을 익힐 수 있었는데. 예를 들자면 어린 왕자 텍스트를 분석하면서 현대화된 세상에서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 만약 그게 ‘진정한 관계 맺음’이라면 ‘진정한 관계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보는 거죠. 그 과정에서 세상을 재화와 같은 효율, 기능 위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면의 미적 가치를 바라보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세상을 볼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었고, 심리와 정보문화학을 통해 공부한 내용을 통해 어떻게 이런 시야를 삶에서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공부 외에도 교내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는데, 새내기 때 어떤 활동들을 해보았나요?

하연  먼저 동아리 활동이요! 전 현재 자유전공학부 락 밴드 베루카(Verruca)에서 일렉 기타를 치고 있어요. 일렉 기타, 사실 악기를 처음 배우게 되었는데 친구들이랑 공연도 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그리고 베이킹 동아리 캄보 딜라이트에서 제빵도 하고요. 이 외에 국가 브랜드 마케터를 꿈꾸며 하는 활동으로도 여러 시도를 하고 있어요. 저는 세계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가치로서, 우리나라의 문화나 역사를 경영학적으로 분석하고 홍보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를 위해 최근에도 미디어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영상 촬영이나 편집을 배우고 있습니다. 처음에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우리나라에 방문한 외국인에게 직접 우리나라를 홍보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무작정 명동에 나가서 외국인들한테 우리나라 문화를 홍보해보았는데, 우리나라에 놀러 왔으니 어느 정도 좋아해줄 거란 기대와 달리 생각보다 반응이 없더라고요. 그 이유를 집에 돌아와 복기를 해보다 보니 재미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았어요. 그래서 2번째 갔을 때는 경복궁, 광화문으로 전통 한복을 입고 나가서 우리나라 문화를 담은 엽서를 만들어 나누어 드리기도 하고, 한지에 붓펜으로 외국인분들 이름을 한글로 적어드리기도 하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요소들을 활용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흥미를 이끌어 내는 것에 집중했어요. 그리고 여름방학에는 일본에 있는 한국 학교에 가서 제일교포 학생들에게 우리말과 문화를 가르쳐주는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런 과정을 SNS 채널로 홍보하고, 이미지를 구축해나가다 보니 메신저나 DM을 통해 계속해서 우리나라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분들이 연락을 주기도 해요. 이런 노력을 들인 활동들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윤  저도 공연동아리를 하는데, 자유전공학부 순혈 락밴드, 패뷸러스 밴드(Fabulous band)에서 보컬과 동장을 맡고 있습니다. 또 자유전공학부 학생회 문화기획부 국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자유전공학부가 과 특성상 전공을 정한 뒤 갈라지다 보면 다 같이 모이기가 어렵고,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와 자리가 그만큼 큰 가치를 지니게 돼요. 이번에 ‘자전인의 밤’이라는 대규모 행사가 4년 만에 다시 개최가 되었는데, 한동안 하지 않던 행사를 소규모 인원으로 다시 기획하다 보니 미숙한 부분이 많았지만 무대 프로그램에 14, 15학번 분들도 오시고 다들 공연도 올리고 즐겁게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좋았어요. 공동체 의식을 상기하고 유대하는 자리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제가 정보문화학을 진입하고 싶어 하는 이유와도 연관됐는데, 사람에 대해 심리학을 통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 외적인 미적 가치를 결합할 수 있도록 문화 예술 콘텐츠를 공부하고 싶어요. 사람을 공부한다는 것은 두 학문 사이 어떤 교두보가 되는 이유예요. 심리학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연구하는 밑바탕이 되고, 그 위에 HCI와 같이 사람과 컴퓨터가 공존하고 이점을 만들어 내거나, 사람과 매체 간 새로운 소통의 시너지를 위한 기술들을 익히려고 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영상편집, 코딩 등의 기술을 통해서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는 것도요. 공연 무대에 오르기도 하고 준비하기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과정은 힘들지만 무대에서 사람들과 눈빛을 주고받고 호응을 나누다 보면 정말 뿌듯하고 행복해요.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기회라고 할까요.

일 년 동안의 대학 생활을 돌이켜본다면 어떤 점이 가장 뿌듯하고, 어떤 점이 가장 아쉬웠나요?

하연  대견했던 것은 고등학교 때 이것저것 하려고 하는 열정을 간직한 것? 활동을 스스로 찾아서 여러 가지 하는 것이, 기회를 찾아서 저만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대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 생각해요. 그래서 아직 열정을 뿜어내는 게 자세가 대견합니다(웃음). 아쉬운 점은 이것저것 잘하고 싶은 욕심에 너무 자신에게 여유를 못 준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너무 빡빡하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다 보니 짧게는 2-3일 동안 번 아웃이 온 적도 있어서. 그리고 학교 수업에서 공부하는 책 이외에 개인적으로 독서를 너무 안 한 것 같아서(웃음). 집에서 사색하고 고민하는 시간, 내적 피스(?)의 중요성을 느껴요. 1학년 1학기는 고등학교 때 하고 싶었던 대학 생활의 낭만을 다 해보려고 했어요. 초반에는 마냥 재밌고 설레고 그랬는데, 학교 공부와 병행을 하기에 너무 바빠지기도 했어요. 2학기쯤 되니 여유를 찾는 법을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지윤  저는 전공을 정할 때 ‘이걸 꼭 해야지’라고 정해둔 것이 없었던 선택이 참 대견스러웠어요. 당연하게도 여전히 경영학도 관심이 있었는데, 전공은 ‘이 공부를 왜 하고 싶어’라는 질문을 듣는다면 내가 대답에 자신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답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아쉬운 것은 학생회에서 새터 준비를 하던 도중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취소가 되는 바람에 마음이 굉장히 아팠어요. 또 자유전공학부 프로그램 중 LA에 가는 세계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출발 1주일 전에 취소돼서... 그 외에는 뒤풀이도 많은 공연동아리지만 제가 술을 반 병 먹으면 죽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 기대했던 술자리의 텐션을 따라갈 수 없어서 너무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등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시겠어요?

하연  대학교 1년 동안 저 같은 수많은 고등학생들을 멘토링을 통해 만나왔는데, 학과를 정하지 못해서 고민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어요. 결국 성적에 맞추어 학과를 정하지 말고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를 꼭 질문해보고 입시를 준비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대학은 종점이 아니라 다시금 시작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해야 꾸준히 경험을 쌓고 이를 활용할 수 있어요. 비교과 관리에 너무 부담을 느끼지 않고. 학교생활에 충실하면서 사이사이 생겨나는 궁금증을 해결하고, 호기심이 가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탐구하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만의 스토리가 생겨요. 그리고 한 가지! 매 결과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 응원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사진

지윤  저도 불안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일희일비는 감정 소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에요. 당연히 시기적으로 불안한 것이 정상이고, 지금 당장 내 자리와 앞길을 모두 알 수 없잖아요. 하지만 그 불안에 잠식당하지 않고, 진인사대천명이란 말을 떠올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어떤 대학교, 학과를 가고 싶다는 것을 정하는 것은 당연히 좋지만, 그 외의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양해주세요. 그렇다고 여러분이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의미가 없어지지 않으니까요. 고등학교 신분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아주 거창할 수 없고, 활동 그 자체보다 활동에 임한 마음가짐, 어떤 가치를 얻고 어떻게 성장했는지 되새기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도움이 될 거예요. 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나에 대해 돌이켜보는 자세가 가장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응원하고 싶습니다.

글·사진 박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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