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이야기
관리자 2021-02-26 1,040
2020학년도 전기 졸업식 학부장 축사
안녕하십니까?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연속으로 온라인 졸업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졸업식은 이번이 마지막이 되기를 바랍니다. 온라인으로 하는 저의 축사도 이번이 마지막이 되기를 빌겠습니다.
오늘 졸업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해주신 학부형님들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학교를 더 오래 다니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까지 묵묵히 기다려주시고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학부형님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합니다. 이제 언제 졸업할것이냐고 조심스레 물어보는 일은 없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제75회 서울대학교 전기 졸업식입니다. 자유전공학부로서는 이번이 제8회 졸업식입니다. 자유전공학부의 제1회 졸업식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3년 2월에 거행되었습니다. 오늘 축사 준비를 하면서 1회 졸업식 사진을 찾아서 제 배경화면으로 올렸습니다. 졸업생, 교수들 모두들 너무나 행복한 표정이었습니다. 학창 시절에 힘들어하던 모습과는 달리 너무나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학사모들 집어 던지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는 일인가 봅니다. 오늘 졸업생 여러분들과 함께 이렇게 멋지고 시원한 장면을 연출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습니다.
자유전공학부가 설립되고 나서 4년만에 졸업한 제1회 졸업생은 24명이었습니다. 사실은 그전에 한명이 3년만에 조기 졸업을 해서 통계를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경우는 드문 일이며 권장하지도 않습니다. 3년만에 졸업할 수도 있지만, 4년이든 5년이든, 혹은 10년이든 어쨌든 졸업을 합니다. 오늘 졸업하는 여러분의 숫자까지 모두 합하면 자유전공학부를 졸업한 학생은 거의 900여명이 됩니다. 내년이면 1000여명의 동문이 생기게 됩니다. 숫자로만 보면 막강한 조직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조직의 이권만 따지는 위험한 조직이 되지 말고,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훌륭한 조직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는 학부교육의 변화를 위해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교육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자유전공학부 교수들은 전공의 장벽을 뛰어넘어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학생들은 약간의 불만을 가지면서도 새로운 교육 방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여러분들은 대학에 들어오면서 큰 꿈을 가졌다가, 막상 전공을 선택해야 할 때는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 몰라 힘들어했고, 때로는 제때에 선택하지 못해 선택장애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막상 전공을 선택하고 나니 학과로 입학한 학생들 사이에서 내 자리를 찾아야 했습니다. 낯선 동네로 이사했을 때처럼 막막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학생설계전공은 자유전공학부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전공입니다. 자유전공학부가 인정하고 서울대학교 당국이 인정한 전공이건만, 수강신청용 전산망은 학생설계전공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설계전공 학생들을 당혹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유전공학부 졸업생들만이 해볼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이제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그동안의 여러분들이 해결해야만 했던 고민은 여러분들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귀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제 자유전공학부도 10여년의 경험을 통해 자기혁신의 변화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자유전공학부를 설립하고 초석을 닦아주신 교수님 중에서 몇분이 퇴직을 했고, 또 새로운 교수를 모셨습니다. 상당히 늦은 일이지만, 새 학기부터는 자유전공학부에 처음으로 두분의 여교수님이 오실 예정입니다. 학생설계전공도 전 학교 차원으로 개방하여, 이전보다는 체계적으로 운영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유전공학부는 앞으로도 새로운 학부교육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부단히 변화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나날이 변화하고 발전해나가는다는 것을 일신우일신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학교를 졸업하고서도 일신우일신하면서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여러분들이 졸업한 이후에 멋있게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자유전공학부에게 보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사태가 지속되어 자유전공학부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비교과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지난 순간들을 행복한 인연으로 기억하겠습니다. 졸업생과 학부형님들 모두에게 다시 한번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자유전공학부장 양 일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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