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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0.~2016.08.12. 독도 방문을 통한 학부생 통일 교육 프로그램 후기1
  • 작성자자유전공학부
  • 날짜2016-11-11 17:40:30
  • 조회수961
11 김지혁

                                                                            어떤 섬을 간다는 마음



제목 그대로였다. 여름이고, 바람이나 쐴 겸, 마음 무겁게 ‘독도’라는 상징적이고 강력한 힘을 가진섬을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섬을 간다는 마음으로’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이번 자유전공학부 독도 현장체험학습이었다. 자유전공학부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이 ‘어떤 섬을 간다는 마음이’ 직접 정동진과 주문진, 울릉도와 독도를 다녀온 다음에 글자는 같지만 다르게 읽어야 하는 문장이 될 거라고는 사실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바람 쐬러 가는 여행, 그 뿐이었다. 사전모임으로 열렸던 토론회에서는 독도가 역사적으로, 지질학적으로, 국제법상으로 왜 한국의 땅인지에 대한 강연이 앞서 진행되었다. 몇은 아는 얘기, 몇은 모르는 얘기. 그 곳에서 우연히 만난, 외교 쪽 공부를 하기에 자발적으로 참가했던 친구가 나를 보고, 내 참석 이유를 듣더니, ‘역시 여기 왜 왔나 했어’ 라고 웃으며 얘기했다. 문과 공부를 하던 내가 인문대나 사회대가 아닌 건축학과에 간 것이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이유 중 내가 생각한 가장 큰 이유였다. 피했다. 다툼과 승자, 패자가 눈에 훤히 보이는 논증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싶지 않았다. 사실 지금까지도 잘 피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독도 체험학습 중에서도 대단히 통일에 대한, 국토주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섬’은 다른 의미가 되었다.
나에게 이번 여행에서의 ‘어떤 섬’은 사실 독도가 아니다. 더 오래 있어서 그런지, 특별한 것은 울릉도였다. 항상 궁금했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섬, 제주도보다는 홀쭉하고 위로 솟은 섬. 도동항에 내려 본 울릉도는 좁았다. 오밀조밀한 골목과 꽉 들어찬 숙박업소, 크게 예상을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직접 본 경관 하나하나가 아름다웠던 것 같다. 바다는 나에게 그리 특별하지 않다.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그립긴 해도 ‘바다다!’하고 감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바다가 깎아낸 섬에서 그 바다를 상상한다는 것, 갖가지 모양의 절벽과 암석들에게서 바다의 생생한 춤사위를 상상한다는 것은 정말 압도적인 이미지를 불러왔고, 그 이미지는 바다가 만들어낸 울릉도를 훨씬 더 아름답게 느끼게 했다.
또 하나 ‘어떤 섬’ 울릉도에서 느꼈던 것은 울릉도에 닻을 굳건히 박고 서있는 울릉도민들의 모습이다. 어업으로는 생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관광업을 한다.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담담하게, 재치 있게 말씀하신 그 말이 가슴속에 쏴아 하고 부딪쳤다. 경상북도 말씨와 강원도 말씨가 공존하는 그 섬에서 바로 그 아저씨와 같은 사람들이 굽이굽이 나있는 말도 안 되는 도로를 놓고, 관광업 유치를 위해 식당도 하고, 카페도 열고, 기후에 따라 달라지는 고기도 계속 잡는다. 울릉도는 바다가 깎은 섬이었고, 사람이 깎은 섬이었다. 물가도 비싸고, 다니기도 피곤하지만 최고가 아닌 최선으로 깎인 섬이었다.
울릉도는 독도를 지켜보는 섬이기도 하다. 해군 1함대에서 듣고 봤던 그 행위들은 사실 울릉도라는 버팀목이 없다면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울 것이다. 말 그대로 지켜보는 지는 아쉽게도 날씨가 안 좋아 성인봉에서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레이더로 배로 헬기로 지키는 모든 사람들이 울릉도를 거친다.
독도에 입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했는데, 못 들어갔으면 정말 아쉬울 뻔 했다. 동도와 서도 모두 꽤나 큼지막했고, 무엇보다 그 곳을 지키고 있었던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제복을 입고 관광객들에게 ‘자 보십시오 지키고 있습니다.’ 라고 온몸으로 보여주는 의경, 경찰도 멋졌지만, 정말 눈에 들어왔던 것은 바다 바로 옆에서 쓰레기를 줍던 장병들이었다. 쓰레기를 줍는 데는 체육복이 제복이다. 나부끼는 수십 개의 태극기도 중요하지만 나에게는 그게 더 의미 있는 장면으로 보였다.
간다는 것이 이렇게 매력적인 일이었구나, 생각했다. 지도의 점이 선이 되고 면이 되고 입체가 되고 바다냄새와 습기, 도시와 사람에 대한 경험이 되는 시점은 ‘갔을 때’이다. 독도의 바닷속, 맑고 우뚝 솟아 있는 바닥을 봤다. 반대로 깊숙하고 가라앉아있는, 그리고 사방으로 뻗어 있는 독도 인근의 상상할 수 없는 공간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콧방귀 뀌며 나랑은 별 관련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기에는 우직해 보이는 군인들의 모습과 내가 군생활 할 때는 보기 힘들었던 자부심 있는 군인들의 모습이 이제는 눈에 들어와버렸다. 이런 생각 끝에 간다는 것이 어깨를 살포시 누를 때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 여행은 함께 가는 여행이었다. 함께여서 더 힘이 났고, 신났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학부 학생 중 최고령자로 여행을 갔다. 그래도 그 때문에 더 신기하면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함께 간 사람들을 보고 그들이 느끼는 것들을 공유하는 것이 조금씩 굳어가고 겸손을 잊어가는 나에게 필요한 처방이었던 것 같다. 그런가 하면 따로 가는 부록여행들도 즐거웠다. 11시 기숙사 통금에 맞춰 주문진항에서 먹었던 물회와 소주는 바로 앞에 배와 바다, 그리고 뒤에는 경찰서까지 있어 아주 안락하고 즐거웠다. 도동항을 떠나기 전날 밤 갔던 용두암은 오징어 배들이 만드는 밤의 일출을 보여주었고, 어두운 절벽과 힘있는 파도 사이에서 자연에 압도당해 같이 간 두 명의 친구들과 함께 감탄사만 빚어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냥 ‘어떤 섬을 간다는 마음’은 ‘어떤 섬’이 특별해지고, ‘간다’는 것의 특별함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다른 의미가 되었다. 건축을 공부하면서 어떤 것을 그저 어떤 것 그대로 볼 기회가 적어지는 기분이 든다. 무언가 더하거나 빼야 한다는 생각으로(보통은 두 생각 모두를 가진 채) 도시 속의 공간들을 본다. 이번 체험학습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울릉도와 독도를 자연스레 보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좋았고, 좋은 사람들과 알 수 있어 좋았다.























첫날 저녁 주문진항에서의 소소한 술자리
 
                                                                                                                                                                                                                                  원시림의 모습을 간직한 성인봉 가는 길의 풍경

도동항 옆의 용두암 밤나들이
 
 

독도의 바닷물, 바닥

독도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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