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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하계 해외자원활동] 컵짜이(고마워), 라오스_박가원(13)

컵짜이(고마워), 라오스


2014 8 16일부터 26일까지, 10 11일간의 하계해외자원활동이 라오스의 방비엥, 루앙프라방, 비엔티안에서 진행되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아 자유전공학부와 개발협력 NGO 단체인 아시안 브릿지가 주최하는 활동으로서, 아시아의 지역 빈곤과 공동체를 직접 체험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에 그 목표가 있다. 자유전공학부 해외자원활동은 이번으로 다섯 번째를 맞이하였으며, 이전에는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를 다녀왔다.



*8 17일 자원활동 첫째 날

방비엥은 냇가에서 물소가 몸을 적시고, 아이들이 다이빙을 하고 노는 정겨운 시골 마을이었다. 우리가 봉사를 한 파타오 초등학교는 방비엥 숙소에서도 차로 30분 정도 들어가야 나오는 산속에 있었다. 트럭을 타고 학교 앞에 도착하자 삼삼오오 놀던 아이들이 몰려들어, 우리와 눈이 마주치면 배시시 웃고 두 손 모아 사바이디라고 인사해주었다. 교장 선생님의 환영 인사가 있은 뒤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고 오후에 활동을 시작했다.

첫 활동은 라오스 국기에 색종이로 모자이크를 하는 활동이었다. 그러나 두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예상과 달리 아이들의 나이대가 2살에서부터 중학생 정도까지 천차만별이었던 것이다. 두 번째는, 통역을 도와준 빈센이 우리의 활동을 라오스어로 전달해주었지만 파타오 초등학교 아이들이 쓰는 몽족어와 조금씩 달라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이다. 우리는 활동을 따라오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손짓 발짓해가며 아이들에게 말을 걸기도 했는데 첫날이라 그런지 아직 어색함이 맴돌았던 하루였다.


 

*8 18일 자원활동 둘째 날

첫 날과 달리 아이들이 마음을 연 것인지 봉사자들 주위에 둘러 앉아 손을 잡기도 하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머리를 땋아주기도 했다. 우리도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오고, 이름도 조금씩 외우기 시작해 진행이 한결 편해졌다. 이 날 진행한 활동은 탱탱볼 만들기, 사진 찍기, 수수깡 액자 만들기, 수수깡 목걸이 만들기였다.

라오스엔 카메라가 흔치 않아 사진을 찍어주면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정보를 작년 라오스 조원들에게 들은 바 있어, 카메라와 인쇄기를 준비해갔다. 아이들은 처음엔 쭈뼛쭈뼛하며 부끄러워했지만 이내 한 장 더 찍고 싶다며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잡곤 했다. 그 중에서도 카메라 앞에서 유독 애교가 넘치던 라이쨔쨔으가 봉사자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었다.

 


*8 19일 자원활동 셋째 날


셋째 날 진행된 활동은 원석 팔찌 만들기, 끈 팔찌 만들기, 지점토 공예, 손바닥 벽지 만들기였다. 라오스에는 수공예가 발달해서인지, 우리가 별도로 설명해주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척척 팔찌, 반지, 목걸이 등을 만들어냈다. 지점토 공예 시간은 아이들의 손재주가 더욱 빛나는 시간이었다. 이전의 활동과 달리 재료만 제공하고 원하는 대로 마음껏 하게 놔두자, 과일접시, 코끼리, 말을 탄 사람 등 여기저기서 창의력 넘치는 작품들이 탄생했다.

처음 파타오 초등학교에 도착했을 때 콘크리트 건물에 네모난 창문만 뚫려 있고, 교실 안에는 칠판과 책상 의자만 덩그러니 놓여있어 삭막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밝은 아이들의 모습과 어울릴만한 교실을 만들어 주고픈 마음에 알록달록 색종이로 손바닥 벽화를 만드는 활동을 했다. 각자의 손바닥 색종이에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이름도 적어 더욱 예쁘고 개성 있는 교실을 만들었다.


 

*8 20일 자원활동 넷째 날

운동회를 앞둔 마지막 노력봉사 시간에는 가면 만들기, 부채 만들기, 문어 쉐이크 만들기 활동이 진행되었다. 자원활동 첫 날에는 아이들이 6~7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며칠 새 입 소문을 듣고 건넛마을에서도 몰려들었는지 170명 정도로 늘어있었다. 우리의 프로그램이 그만큼 인기가 있고 아이들이 즐거워한다는 것에는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고 기뻤지만, 당장 준비물이 부족하니 난감한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아이들과 할 수 있는 마지막 자원활동이라는 걸 아는 우리 봉사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아이들과 놀았다. 함께 가면을 쓰고 수수깡 칼 싸움을 하기도 하고, 문어 쉐이크로 악기 소리를 내기도 하며 하나 하나를 기억에 남기기 위해 애썼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바로 부채 만들기 활동이 끝난 후 청소할 때의 일이다. 부채 만들기는 당시 라오스가 우기여서 매우 덥고 습할 것을 예상해 조금이나마 더위를 식혀주자는 취지에서 한 프로그램이었는데, 오히려 아이들이 청소하는 우리들을 따라다니며 부채질을 해줘서 너무나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821일 자원활동 마지막 날

마지막 날, 하늘도 우리를 도운 것인지 날씨가 맑아 무사히 운동회를 열 수 있었다. 계주, 줄다리기, 고무줄 놀이, 수건 돌리기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이제까지의 활동이 개인적인 미술 활동이었다면, 이제는 팀을 나눠서 서로 겨루는 체육 활동이라 아이들이 더욱 신나고 즐거워하는 것이 보였다.  

평소에 점심시간이 되면 아이들도 점심을 먹고 오라고 집으로 돌려보냈었는데, 그럴 때마다 집에 가지 않고 학교에서 우리 주위를 서성이는 아이들이 있었다. 집에 가봤자 먹을 것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만 도시락을 먹는 것이 죄스럽고 미안했었다. 그래서 원래 운동회 때 팀을 나누어 우승한 팀에게 과자를 선물할 계획이었으나, 대신 다 같이 둘러 앉아 과자를 나눠먹는 시간을 가졌다. 몇 초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과자를 보면서, 아이들의 굶주림을 느낄 수 있었고 더 많은 것을 주고 오지 못해 아직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오후에는 마을 주민들과 학교 선생님들께서는 라오스 전통 의식인 바시를 해주셨다. 갓 잡은 고기며 달걀을 나누어주며 마을 주술사께서 봉사자들의 팔에 흰 실을 묶어주셨는데, 이는 둥그런 실 안에 행운과 건강이 돌기를 희망하는 의미라고 한다. 많은 것을 주지 못한 부족한 우리인데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주시고 행복을 기원해주시는 마을 분들과 아이들에게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봉사라는 명목으로 파타오 초등학교에 찾아갔지만, 실제로 우리가 그들에게 준 것보다 얻어가는 것이 더 많은 듯하다. 처음 자원활동에 지원할 때에는 마치 한 번의 라오스 방문으로 그 곳 아이들이 엄청난 경험을 하고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인 냥 생각했었다. 그러나 봉사가 끝난 뒤 우리가 그들에게 제공한 물질보다 그들에게서 배워가는 깨달음과 행복을 되새겨보니, 그 생각이 얼마나 오만한 것이었던지 부끄러워졌다. 먹을 것이 많지 않고, 입을 옷이 부족하고, 마시는 물이 더러운 상황에서도 남을 먼저 챙기고 아껴주는 아이들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작아진다.

그러나 아이들이 열악한 상황 속에서 행복해 보인다고 해서 그들의 삶을 방관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이다. 확실히, 우리가 보았던 그 학교는 물이 잘 나오지 않았고, 먹을 것이 없었고, 책상과 교재가 부족했다. 아이들이 스스로의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지도 못한 채 그 안에서 살아가게 하는 것은 자유를 빙자한 무책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라오스에서 마지막 밤을 지새워 토론을 벌인 우리들의 생각이었다.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봉사를 이어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대화와 실천이 필요하겠지만, 우리의 마음 속 깊이 라오스가 박혀있는 이상 우리는 그들에게 언제나 감사하며 그들을 추억하고, 도울 것이다. 컵짜이 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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